▲ 느티나무 흰별무늬병에 걸린 잎의 병징.


간혹 아주 작고 사소한 것으로 여기고 무심결에 지나쳤다 그것이 큰 문제를 야기할 때가 있다. 식물의 병에도 그런 것들이 있다. 건강한 나무에는 병이 발병하지 않거나 발병한다 해도 피해정도가 아주 적어서 무시할 정도인데, 나무의 수세가 쇠약하거나 환경조건이 맞을 때 대발생하여 큰 피해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무에 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의 대부분은 곰팡이류인데, 곰팡이류의 특징은 고온과 다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올해의 기후가 곰팡이에게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6월부터 장마가 일찍 시작하고 강수일수가 유난히 많아 다습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또한 9월중에는 비가 오지지 dkgdms 상태에서 폭염이 지속되는 기수가 나타났다. 계속되는 비로인한 일조량 부족과 폭염은 수목의 수세에도 악영향을 미쳐 병원균이 활동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조건이 조성된 셈이다.

느티나무는 병이 잘 발생하지 않는 수목인데, 올해 가로수로 식재된 느티나무에서 조기 낙엽이되는 잎마름증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느티나무에서 잎마름증상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병원균이 흰무늬병(갈색무늬병 Pseudocercospora zelkowae)과 흰별무늬병(Septoria abeliceae)이다.

느티나무흰무늬병은 느티나무에서 흔히 발생하는 병원균으로 어린 묘목에서 발생했을 때에는 조기 낙엽으로 생장에 지장을 주지만 큰 나무에서는 수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않는 병원균이다. 주로 수관 하부에서 발생하여 상부로 진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잎에 갈색원형 또는 부정형의 작은 반점들이 나타나다가 피해가 진전됨에 따라서 병반이 합쳐져서 모양이 일정하지 않는 대형 병반이 형성된다. 병반 주변은 퇴색하여 황록색으로 변하고, 건전부와 이병부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병든 잎은 안쪽으로 말리면서 조기낙엽된다.

느티나무흰별무늬병도 묘목과 어린나무에서 주로 발생하고, 큰 나무에서는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은 병원균이다. 주로 여름~초가을 장마가 끝난 후부터 병이 발생하기 때문에 느티나무의 2차 생장기에 피해가 많다. 잎에 짙은 갈색의 작은 반점이 생겨 병징이 확대됨에 따라서 병반이 엽맥과 경계를 이루면서 불규칙한 다각형의 병반을 이루고 병반의 중앙부위에 회백색으로 변한다.

느티나무 흰무늬병과 흰별무늬병은 병징상으로 나타나는 피해형태가 서로 비슷하여 구분하기가 힘든데, 흰별무늬병은 병든부위에 작은 점 모양의 병자각이 나타나고, 흰무늬병은 병반표면에 쥐색의 아주 가는 솜털같은 균체가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표징은 쉽게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하기 위해서는 현미경상에서 병원포자를 확인하여야 한다.

흰무늬병과 흰별무늬병의 경우 수세가 강하고, 생육이 왕성한 나무에는 거의 피해가 없으므로 나무를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가장 근본적이 대책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피해가 나타나는 수목의 경우 대부분 생육공간이 협소하거나 불리한 가로수, 또는 도심에 있는 수목에 주로 피해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올해처럼 기상적으로도 병발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때에는 적절한 방제를 병행해야한다.

피해가 심한 지역은 5~9월에 동제나 만코제브수화제를 살포하여 병의 진전을 막고, 전염원이 되는 병든 낙엽을 태우거나 땅속에 묻는다.

 

 

▲ 느티나무흰무늬병에 걸린 가로수- 하층의 잎은 모두 갈색으로 변해 낙엽되고 있다.

 

 

▲ 느티나무 흰무늬병에 걸린 잎 뒷면의 병징- 건전부와 이병부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고, 반점의 중앙은 옅은 갈색을 나타냄
▲ 느티나무흰별무늬병의 확대- 병반이 염맥과 경계를 이루면서 불규칙한 다각형의 병반을 이루고, 중앙부위에 회백색으로 퇴색
▲ 느티나무 흰무늬병- 병원균(Pseudocercospora zelkowae) 분생포자

색깔있는 나무의사
이태선(솔뫼나무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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