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로 번진 쌀값 인상… 장수막걸리 출고가 인상국순당·지평 등 "막걸리 가격 인상 검토"식당·주점서 소비자 가격 오르나
  • ‘서민 술’인 막걸리가 가격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막걸리 업계 1위 서울장수가 15년 만에 ‘장수 생막걸리’ 출고 가격 인상 계획을 밝히면서, 경쟁사들도 가격 인상을 논의 중이다. 업계는 쌀값 등 원가 인상요인으로 ‘도미노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장수는 다음 달 1일부터 막걸리값을 올린다. 서울장수는 장수 생막걸리의 경우 출고 가격을 120원 인상한다. 원재료 값 인상이 이유다. 이날 기준 쌀 도매가(20kg)는 5만7920원으로 전년 4만7125원 대비 22.9% 상승한 상황이다.

    서울장수 관계자는 “국민들의 일상과 함께해 온 브랜드로서 지난 15년간 원가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쌀값은 물론이고 포장재, 유통비용 등 다양한 원부자재의 복합적 비용상승에 따라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 1위 서울장수가 막걸리 가격을 인상하자 경쟁사 역시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식·음료업계는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후 순위 업체들도 덩달아서 가격을 인상하는 속성을 보여왔다.

    ‘지평막걸리’ 등으로 유명한 지평주조 관계자 역시 “최근 여러가지 가격 상승 요인(쌀 가격 인상 등)들이 있는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검토를 고려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고 전했다.

    이어 “가격 상승이 미칠 소비자의 부담감 등을 고려해 최대한 신중하게 검토할 예정이며, 이 검토 과정이 길어지는 동안 기업 입장의 손해를 어느 정도 감수하더라도 좀 더 깊은 고민을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순당 관계자 역시 “가격 인상이 반영된 이후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출고가격 인상에 따라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등에서는 소비자가가 100~200원 가량 오를 전이다. 현재 13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장수 막걸리의 경우 가격이 1600원으로 인상된다.

    문제는 주점과 음식점이다. 막걸리 값이 오르면 서민 부담도 늘어난다. 출고가를 50원 인상할 경우 식당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은 아이러니하게도 500~1000원 오르는 경우가 많다.

    현재 대부분의 주점과 음식점에서는 막걸리 1병을 3500~4000원에 판매 중이다. 하지만 장수 막걸리 출고가가 120원 정도 올라갈 시, 4월부터는 막걸리 가격 1병 가격이 5000원 이상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식당이나 주점 업주 측은 코로나19로 술 소비가 줄고 임대료 등이 올라 술값으로 벌충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출고가가 몇 백원 올랐을 뿐인데 소비자가가 1000원 이상 오르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원성이 높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병당 300원~400원의 유통 마진을 얹어 식당이나 주점에 납품하기 때문에, 식당에서는 출고가에 3배 정도 가격에 주류를 판매하고 있다. 막걸리 가격이 소주보다 더 받기는 쉽지 않겠지만, 출고가 인상으로 인해 소주 가격과 막걸리 가격이 동일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