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면 막걸리에 파전” 불문율 깨지나…막걸리 발목잡는 ‘이것’

2023.07.12 14:22 입력 2023.07.12 16:27 수정

장마철 성수기 맞은 막걸리 때아닌 비상

WHO ‘아스파탐’ 발암 물질 지정 이슈

대형마트 울고 편의점 웃고 희비교차

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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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근무하는 김모씨(56)는 지난 주말 서울 하늘이 구멍난 것처럼 폭우가 쏟아지자 막걸리가 떠올랐다. “비가 올 때는 무조건 막걸리에 파전”이라는 생각에 편의점을 찾은 김씨는 그러나 막걸리를 고르다가 멈칫했다.

그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부분 막걸리에 발암물질 가능성이 있는 아스파탐이 함유돼 있다고 들었다”면서 “장마철은 물론 비가 올 때마다 막걸리를 꼭 마셨는데 아무래도 망설여지게 된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장마철에 접어든 가운데 서민들이 비가 올 때 즐겨 찾는 막걸리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는 14일(현지시간) 인공 감미료인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지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적으로 폭우가 쏟아지는 등 장마철을 맞아 대형 마트와 편의점이 ‘아스파탐’ 이슈와 함께 막걸리 판매량을 놓고 희비가 엇갈렸다.

대형마트의 경우 막걸리 매출이 줄어든 반면 동네 편의점은 막걸리 매출이 상승 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GS25는 아스파탐 이슈가 확산된 최근 1주일 사이 막걸리 매출이 전년 대비 46.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주에 비해서도 막걸리 판매량이 16.2% 늘었다.

이마트24는 지난 7월 5일~11일까지 막걸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가량 늘었다. 세븐일레븐도 같은 기간 막걸리 판매량이 20%가량 늘었고 CU 역시 같은 기간 전월 대비 1.3%, 전년 대비 8.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한국인의 정서상 막걸리는 연중 비오는 날이나 6월부터 시작되는 장마철에 특히 많이 찾는다”면서 “아스파탐과 상관없이 장마가 시작되자 집에서 가까운 편의점에서 막걸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마트는 막걸리 매출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 5일~11일까지 막걸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8%를 기록했다.

롯데마트는 7월 1∼10일까지 막걸리 매출이 지난달 같은 기간에 비해 -5% 감소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판매되는 막걸리 상품의 60%가량이 아스파탐을 함유하고 있다”면서 “업체마다 원재료 변경을 논의하거나 식약처의 가이드라인을 기다리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대부분 생막걸리는 발효과정에서 쓴맛을 줄이기 위해 아스파탐을 넣는다”면서 “아스파탐이 함유된 막걸리를 당장 판매 중단하기는 어려운 만큼 무(無) 아스파탐 막걸리 상품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WHO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성 물질로 공식 지정할 경우 막걸리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스파탐은 열량이 설탕과 동일한 1g당 4㎉이지만 설탕의 200분의 1만 사용해도 동일한 단맛을 낼 수 있다. 막걸리 업체들은 단맛은 물론 막걸리의 유통기한을 늦추기 위해 아스파탐을 대부분 사용한다.

실제 국내 대표 장수 막걸리를 생산하는 서울장수의 경우 달빛유자 막걸리를 제외한 모든 제품에 아스파탐이 들어 있다. 지평의 경우 생쌀막걸리와 생밀막걸리 등 2종, 국순당은 생막걸리와 대박 막걸리 등 2종에 아스파탐을 넣고 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밝힌 아스파탐 하루 섭취허용량(ADI)을 고려하면 막걸리에 함유된 아스파탐의 위험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체중 60㎏인 성인이 하루에 막걸리(1병 750㎖ 기준)를 33병 마셔야만 허용량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WHO의 결정이 이뤄지면 국민 섭취량 등을 조사하는 위해성 평가를 거쳐 안전 관리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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