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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 막걸리 열풍"...막걸리로 유산균 보충될까?

입력 2023.06.30 17:00
  • 서애리·하이닥 건강의학기자

트로트 가수 송가인이 상품기획부터 맛까지 신경 쓰며 제작에 참여한 막걸리가 인기를 얻고 있다. 출시되자마자 막걸리 업계 최초 오픈런까지 등장하며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막걸리는 최근 MZ세대에게 '힙걸리(Hip+막걸리)'로 불리며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전통 술인 막걸리는 건강에 좋은 성분이 많아 '건강 술'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식이섬유와 유산균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막걸리 속 유산균은 정말 건강에 도움 될까?

MZ세대가 열광하고 있는 막걸리에는 유산균이 풍부하지만 다른 주종에 비해 숙취가 심하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MZ세대가 열광하고 있는 막걸리에는 유산균이 풍부하지만 다른 주종에 비해 숙취가 심하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막걸리는 건강의 보고’, 각종 영양 성분 풍부해
생막걸리에는 증류식 소주나 살균 유통하는 청주, 와인에는 들어 있지 않은 유산균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보통 생막걸리 1mL에는 100만 개에서 3억 개의 유산균이 들어 있다. 막걸리의 주원료인 누룩은 술을 만드는 효소를 가진 곰팡이를 곡류에 번식시켜 만든 발효제이다. 누룩 속 곰팡이가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젖산균, 유산균 등이 만들어진다.

막걸리 전문가에 따르면, 막걸리는 알코올 성분만 제외하면 영양제를 먹는 것과 다름없다고 한다. 막걸리의 성분은 물(80%), 알코올(6~7%), 단백질(2%), 탄수화물(0.8%), 지방(0.1%)을 제외한 나머지(10%)가 식이섬유, 비타민 B, 유산균과 같은 영양분이기 때문이다. 고려대 부설 한국영양문제 연구소 주진순 박사는 논문 '막걸리 섭취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서 '막걸리 200mL에는 비타민 B2 약 68ug, 비타민 B군 복합체 44ug, 비타민 B3(나이아신)이 50ug 들어 있다고 밝혔다. 비타민 B군은 피부 재생과 피로 해소, 시력 증진 효과를 내며, 식이섬유는 대장 운동을 촉진하여 변비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

풍부한 유산균 함유…항산화 효과 뛰어나
물론 막걸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영양성분은 유산균이다. 유산균은 장에서 염증이나 암을 일으키는 유해 세균을 없애주며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살균 처리를 하지 않은 생막걸리는 보관 기간이 짧지만 그만큼 살아있는 효모와 유산균이 가득하다. 2019년 경기 보건환경연구원이 경기도 내에서 유통하는 상품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막걸리에 들어 있는 유산균 중 14개 균주에서 우수한 항산화 효과와 항균 활성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한국식품연구원 전략기술연구본부 이은정 박사와 식품기능연구본부 박호영 박사 연구팀은 메타지놈(Metagenome) 분석을 통해 전통누룩으로 제조한 막걸리가 장내 미생물 조절을 통해 장 건강 개선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도 했다.

막걸리는 생막걸리와 살균막걸리로 구분하는데, 막걸리에 있는 효모와 유산균이 살아 있느냐 죽어 있느냐로 나뉜다. 효모와 유산균이 모두 살아 있는 생막걸리는 신선한 맛이 특징이며, 효모가 만드는 탄산 때문에 청량감이 있다. 하지만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하고 유통기한이 짧다. 또 상온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미생물과 유산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유산균은 증식과 함께 젖산을 생성하는데, 이는 술 맛을 시게 만들어 음용감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이에 반해 살균막걸리는 열처리로 미생물을 살균하기 때문에 유산균이 없다. 그러나 목 넘김이 부드럽고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소화가 더 잘 된다는 특징이 있다. 생막걸리와 다르게 상온에서도 1년 가까이 보관이 가능하다.

증류주보다 숙취 심해…배, 토마토와 같이 먹으면 도움 돼
다만 막걸리에 많은 영양 성분이 들어있다고 해도 엄연히 알코올이 들어간 술인만큼 많이 마시지 않고 적정 주량을 지키는 것이 좋다. 대한가정의학회 알코올연구회에서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국내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막걸리의 하루 적정 음주량은 250mL이다. 여성과 얼굴에 홍조가 빠르게 올라오는 사람은 이보다 절반 정도를 마시는 것을 권장한다.

한편, 막걸리는 불순물이 많은 발효주라 숙취가 심하다. 발효 미생물이 쌀과 같은 전분을 당분으로 분해해 알코올·이산화탄소 등 여러 물질을 만들어낸 후 술 안에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질인 에스테르, 퓨젤오일, 메탄올, 아세트알데하이드 등으로 인해 숙취가 잘 생긴다.

특히 막걸리에 들어 있는 메탄올은 몸속 산화효소에 의해 포름알데하이드라는 독성 물질로 분해된다. 이 물질은 미주신경과 교감신경을 자극해 숙취를 유발한다. 게다가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되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되어 숙취를 일으키는데, 막걸리는 이미 술 속에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들어 있어 다른 술보다 숙취가 더 심하다. 따라서 막걸리를 마실 때는 적정량을 마시고, 숙취 예방을 위해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하는 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가 풍부한 배, 라임, 치즈, 토마토, 오이 등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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